전체 글(35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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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를 봐야지
6월 초에 찍을 영화 걱정에 하루종일 머리가 지끈하다. 시나리오는 커녕 소재조차 떠오르지 않아 조급하지만 머릿속이 텅 빈것만 같다. 매일 나에게 찾아오는 무기력과 작은 게으름들을 이겨내는 것도 버거운데 어떤 이야기를 완성시키는건 무리다. 오늘 낮부터인가, 이유는 모르겠지만 왠지 을 다시 봐야할 것만 같은 기분에 휩싸였다. 단전 깊은 곳에서 작은 세포들이 나에게 을 보라고 소리치는 것 같았다. 극장전을 처음 본 건 아마도 2020년 여름쯤이다. 내가 영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할때, 그 시작점에 이 영화가 있었다. 엉성하게 묶인 두 개의 이야기. 두달 전 쯤부터 그런 형태의 영화를 찍고 싶었다. 이 생각을 할 때 내 머릿속에 극장전은 이미 휘발된 상태이니 내가 새롭게 만들어낸 아이디어거나, 극장전이 나에게 남..
2022.05.11 -
누군가에게 얼마나 기대야하는지 그 정도를 알기가 어렵다.
나는 너에게 어느정도 의지해야 올바른걸까?
2022.04.28 -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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단 한 순간도 자기혐오에서 벗어나 본 적이 없다. 열다섯살에는 단지 그 이유 하나만으로 하굣길 버스정류장에서 펑펑 울어본 적도 있다. 이쯤되면 공생하며 살아가는 법을 익혀야 한다.
2022.03.12 -
잘하고 싶다라는 단순한 결심에서
에서 모든 비극이 시작된다......
2022.03.12 -
새학기
새로운 학기가 시작되기 직전이다. 항상 이맘때면 들떴다. 3월과 9월이 새학기인데, 긴 겨울방학을 보내고 학년이 올라가는 3월이 진정한 '새학기'같은 느낌이다. 초등학교에 입학하고부터 지금까지 단 한 해도 학기제에서 벗어나 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3월은 숫자만으로 나에게 긴장을 준다. 초등학교 새학기에는 무얼 했더라. 교보문고에는 새학기 준비라는 명목으로 모인 아이들이 북적였다. 나도 그 중 하나였다. 친구들과 공책이나 볼펜 같은 것들을 구경했던 것 같다. 마지막 학년이 되던 새학기에는 누군가에게 첫눈에 반하기도 했다. 그 친구를 바라보고 기다리던 기억들도 선명하지만, 그 중에서도 그 순간은 당장 어제 일처럼 또렷히 떠오른다. 찰나의 감정이 몇 년 간 꽤나 오래 지속된 것으로 보아 그 순간은 쉽게 잊을 ..
2022.03.01 -
언제쯤 속이지 않을 수 있을까
나의 감정을 의심하기 너의 감정을 의심하기 모호한 표현 회피하기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하기 유보하기 "뭔가 있어"의 뭔가란 무엇일까. 내가 요즘 자주 하는 말인데 해놓고도 무슨 말인지 싶다. 근데 저 네 글자 말고는 내 마음을 대변하는 다른 표현이 아직까진 없다. 누군가가 좋은 아이디어를 주었으면 좋겠는데요.. 감각의 촉각의 감각의 감각의 민감의 촉각을 곤두세우기 혜화에서 신촌까지 가는 버스 맨뒷자리에 내가 앉았고 내 옆에는 한 연인이 앉았다. 둘이 같은 핸드폰을 보며 투닥거리다 남자 분이 여자 분에게 핸드폰을 보여주지 않으려고 허리를 뒤로 젖히셨는데 거의 내 허벅지에 닿을 정도였다. 그제서야 여자 분이 오빠 뒤에 사람 하며 남자 분을 일으켜세웠다. 그 상황이 웃기기도 하면서 옆에 누가 있는지도 모를 정도..
2022.01.23